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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애인 단체는 싸워 이길 상대"...서울교통공사 대응 논란 / YTN

2022-03-16 26

장애인단체 지하철 출근길 시위…"이동권 보장"
서울교통공사, 시위 ’대응지침’ 만들어 사내 공유
"지피지기 백전불태…싸울 상대부터 파악하자"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장애인 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한 문건을 YTN 취재진이 확보했습니다.

이 대응 문건에는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장애인 단체의 약자 이미지로 인해 공사 측이 여론전에서 불리하다며 싸워서 이겨 한다는 내용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바쁜 출근길 지하철에 휠체어를 탄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장애인단체 지하철 시위 모습입니다.

사회적 기본권인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가 이들에 대한 대응지침을 만들어 전체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정식으로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YTN이 입수한 서울교통공사 문건입니다.

제목은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첫 장부터 '지피지기 백전불태' 즉, 상대를 알아야 싸움에서 위태롭지 않다며 어떤 단체인지부터 알자고 강조합니다.

장애인이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 때문에 공사 측이 여론전에서 불리하다면서,

문건 곳곳에 '언더도그마'란 말이 등장합니다.

'약자는 선하고 강자는 악하다'는 의미인데, 언론은 물론 대중도 여기에 경도돼 원칙과 절차가 유명무실해졌다고 비난합니다.

그 사례로 든 것은 '혜화역 엘리베이터 가동 중지' 사건입니다.

지난해 12월, 서울교통공사는 장애인단체가 혜화역 시위를 예고하자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맞불을 놨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 "장애인단체 불법시위로 운행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붙였다가 시민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고,

결국, 공사는 입장문을 내고 시민 불편을 줄이려는 목적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대응 문건에서는 이를 장애인단체의 공격에 공사 측이 점수를 잃은 사례로 꼽았습니다.

앞으론 이 같은 빌미를 제공하지 말자면서, 이동권 논의는 공사 측에 '불리한 요소'라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단정 짓습니다.

이 문건이 공개되자 서울교통공사 측은 작성자인 직원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 공사 차원에서 장애인 시위에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거나, 내부 문건을 만든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중략)

[반론보도] 「"장애인 단체는 싸워 이길 상대"...서울교통공사 대응 논란」 관련

본지는 지난 3월 17일자 「"장애인 단체는 싸워 이길 상대"...서울교통공사 대응 논란」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교통공사가 장애인 단체에 대한 대응지침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정식으로 공유했으며, 장애인 단체를 '싸워서 이길 상대'로 상정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측은 "해당 문건은 공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담은 지침이 아니라 직원이 개인적으로 작성하여 인트라넷 '자유게시판'에 게시한 것이며, 서울교통공사는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해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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